스퍼스, 누굴 노려야 할까...

NBA Talk 에는 정말 오랜만에 남기는 글이군요. 시즌은 올스타 위켄드를 지나 바야흐로 하반기를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상위권 팀들은 포스트 시즌에서의 전략과 로스터를 조금씩 수정하는 모습이고, 성적이 좋지 않은 팀들은 치열하게 로터리 경쟁을 펼치고 있지요. 스퍼스 역시 다소(라고 하기에는 엄청나게) 격렬해진 서부의 전장 속에서, 시즌 초만큼은 좋지 않은 성적으로 분투하고 있는 중입니다. 다행히 로데오 트립을 마누의 활약과 함께 비교적 좋은 분위기와 성적 속에 마무리 지었는데요, 이 와중에도 팀에서는 조금씩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뉴스란에 고-휴스턴 님께서 올려주신 루머데스크를 보면, 스퍼스가 엘슨을 트레이드한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사실상 객관적으로 현재 엘슨의 트레이드 가치는 0 입니다. 제가 이렇게 스퍼스 선수에 대해 냉소적으로 평가를 내리는 것도 참 오랜만인듯 싶습니다만, 현실이 그러하지요. 3 밀 정도의 금액에 내년이면 계약 완료. 샐러리 유동성을 생각하는 팀들에게는 좀 구미가 당길지도 모릅니다만, 현재 리그에 3 밀 정도의 샐러리가 급해 비우려는 팀은 적습니다. 빡빡했던 팀들은 이미 트레이드로 재미를 본 상태이고, 스퍼스가 트레이드 시기를 조금 놓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연례 행사이긴 하지만, 근 몇 년간 몇 번의 괜찮은 트레이드 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퍼스는 항상 소극적인 모습을 유지해왔죠.

이는 포포할배의 게임 플랜과도 연관이 있는데요, 포포할배는 전력 자체의 변화를 굉장히 싫어하는 편입니다. 본래 가지고 있는 선수들도 이렇게 저렇게 맞추면서 변화를 꾀하는 것은 그래도 나은 편이지만, 아예 전력 자체를 바꾸어버리는 건 포포할배 자존심 상 용납을 쉽게 하지 않지요. 더군다나 우승을 위해서는 경험을 중시하며 팀워크의 효과를 최대화한다는 점에서 큰 트레이드는 스퍼스의 우승 플랜과 맞지 않습니다.

이러한 소극적인 태도가, 어쩌면 4 번의 우승을 일구어내는 데에 좋은 기여를 했다고도 할 수 있지만, 현재 스퍼스의 로스터를 서부의 다른 팀들과 비교했을 때 이제 많이 쇠락해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당장에 레이커스, 선즈가 큰 트레이드로 한 번에 전력 강화를 했고(이는 두고봐야겠지만요), 매버릭스 역시 현재 분위기가 어수선하지만 전력 자체는 최근 들어 안정화가 되었습니다. 거기에 재즈, 블레이져스, 그리고 호넷츠와 같은 신흥 강호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으며, 현재 리그 전체 성적으로 봤을 때에도 다음 로터리픽 역시 대부분 서부에 집중될 것이라는 것 역시 피할 수 없는 사실이죠.

이러한 현상은 다음 시즌에 스퍼스에게 꽤 큰 타격을 안겨줄듯 합니다. 던컨이 여전히 건재하고 마누, 파커는 부상만 없다면 최고의 조력자이며, 오랜 시간 손발을 맞춰온 선수들은 팀워크에서는 한계를 초월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전체적인 보강은 피할 수 없습니다. 현재 스퍼스가 확실한 "미래"라는 것이 없다는 전제 하에, 구단의 행보는 역시 단기적인 미래 안에 최대한 좋은 성적, 잘만 된다면 우승을 일궈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겠지요.

따라서 아직 이르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한 번 찔러나 봤으면 하는 두 선수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기본적으로 스퍼스에게 필요한 장신이면서 내외곽을 아우르는 올라운드 스타일의 3 번 포워드, 그리고 허슬과 뛰어난 수비 능력으로 던컨의 인사이드 부담을 최소화해줄 수 있는 베테랑을 거론해보겠습니다. 거론되는 선수들의 팀의 팬인 분들은, 그만큼 이 선수들을 좋아하고 스퍼스로 와주면 어떠한 효과가 있겠다.. 라는 식의 글이니, 혹 기분 상하신 분들이 계신다면 먼저 사과 드립니다(이리도 뻔뻔할 수가..-_-;).

1. 안드레아 노시오니

시카고 불스의 포워드 노시오니입니다. 한 때 분위기 좋지 않은 불스에서 알토란과 같은 활약을 해주며 불스팬들의 인기를 모았죠. 플레이 자체가 아주 허슬이 뛰어나고, 소포모어 시절부터 달고 나오기 시작한 점퍼와 외곽슛은 그가 얼마나 노력하는 선수인지를 증명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예전에 손부상도 한 번 당했던 것 같고, 잔부상이 좀 있긴 하지만, 리그에서 이만큼 솔리드한 3 번을 구하기도 쉽지 않지요. 3-4 번을 오가면서 4 번 수비도 봐줄 수 있고, 수비력도 평균 이상은 충분히 되는 선수입니다. 가로 수비를 투지 있게 잘하는 편인데, 경기 볼 때마다 열심히 한다는 느낌이 항상 드는 그런 선수죠.

스퍼스로서는 이미 04-05 시즌을 기점으로 노쇠화가 뚜렷하게 보이는 보웬을 대체할 선수가 필요합니다. "제 2 의 보웬"은 찾는 일은 불가능하지만, 그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팀도 꽤 노력 중이죠. 화이트와 마커스 윌리엄스와 같은 기본적으로 운동능력이 되는 2-3 번 스타일의 선수를 뽑은 것도 자신들의 스타일이 아님에도 보웬의 공백을 생각해서였을 겁니다. 일단 보웬이 맡은 임무는 상대방 에이스의 봉쇄, 던컨을 도와 트랩 수비, 사이드 3 점 정도인데, 사실 거론한 내용은 간단해도 저걸 몇 시즌 동안이나 쉬지도 않고, 기복도 없이 해낸다는 것이 정말 대단한 것이지요.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스퍼스 팬들이 보웬의 대체 자원은 구할 수 없다고 하는 겁니다. 그만큼 보웬은 스퍼스에서 대단한 위치에 서있는 선수지요.

노시오니가 스퍼스에 와줄 경우, 일단 저 보웬의 임무 중 2~3 개 정도는 상쇄가 가능합니다. 트랩 수비는 일단 기초적으로 BQ 도 필요하지만, 리그에서 가장 지능적인 수비수인 던컨이 함께 한다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터이고, 노시오니의 점퍼 역시 나쁜 편이 절대 아닙니다. 보웬에 비해서는 슛 지역도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고, 자신이 뚫고 들어가 마무리도 가능하지요.

문제는 2-3 번에 대한 수비인데, 이는 일단 현재 계약되어 있는 우도카가 역할 분담을 해줄 수 있습니다. 우도카가 최근 들어 자신감을 찾은 것인지, 시스템에 슬슬 적응을 하는 것인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리그 수위의 스윙맨들에게는 좀 힘들지 몰라도 일정 수준의 스윙맨들은 차단이 가능합니다.

노시오니가 옴으로써 더욱 좋아지는 것은 스퍼스의 리바운드 능력입니다. 사실상 꽤 오래전부터 스퍼스는 다른 강력한 면에 비해 다소 쳐지는 리바운드 능력으로 인해 골치를 앓았는데요, 노시오니의 리바운드 능력과 그 파이팅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죠. 동급 최고의 보드 장악력과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는 스퍼스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리바운드 장악이 좋아질수록 마누-파커의 속공 참여도 더 구경할 수 있겠고요. 현재 스퍼스 로스터도 약간 기형적인데, 노시오니가 와준다면 단번에 밸런스가 잡힐듯 싶네요. 가끔씩 노시오니를 4 번에 두고 스몰 라인업도 구사가 가능하고, 모르긴 몰라도 현재보다는 효과가 좋을 거라 믿습니다.

또한 부차적인 것으로 스퍼스에는 노시오니의 고향 동료가 두 명이나 있습니다. 마누와 오베르토, 이 둘이 함께 설득을 한다면 노시오니도 마음이 혹하지 않을까 싶네요... 라는 것이 저의 바램입니다-_-;;

다만 역시 가격이 문제인데, 노시오니가 이번 시즌에 8.5 밀 정도를 받습니다. 현재 불스의 로스터상 잡아야 하는 선수가 태반인지라, 노시오니를 아무래도 놔주거나 사인앤트레이드를 노려보지 않을까 하는데, FA 로 나온다면 못 받아도 7 밀~8 밀 정도는 받겠지요. 고로 또다시 돈이 문제인데, 어떻게 잘 계약이 된다면 사치세 라인에 간당간당하게 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밑에 거론하실 분까지 같이 영입이 된다면야 좋겠지만, 두 선수 중 한 명만 되도 스퍼스로서는 굽신굽신입니다.

2. 커트 토마스

예, 많은 분들이 짐작하셨겠지만, 현재 수퍼소닉스에서 큰형님 노릇을 톡톡히 해주시는 컷토옹입니다. 뉴욕 시절부터 스퍼스와는 악연이 있는 선수지만, 본인이 텍사스로 돌아가서 뛰고 싶다고 했고, 아마 이번 시즌 계약 만료 이후 텍사스에서 뛰게 되겠죠. 현재 매버릭스와 스퍼스가 유력한 행선지인데, 키드 트레이드의 성사 여부에 따라 컷토옹의 행선지도 조금은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매버릭스가 키드를 얻는다면, 샐러리가 무한으로 치솟게 됩니다. 컷토옹의 뉘앙스를 보면 베테랑 미니멈 정도로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는 식인데, 매버릭스와 스퍼스는 모두 주전 보장이 가능하지만, 매버릭스 자체의 샐러리가 좀 부담이 될 수 있다 봅니다. 마크 큐반이 화끈한 투자자긴 하지만, 과연 앞으로의 샐러리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죠. 때문에 스퍼스에게는 충분히 영입의 기회가 있습니다.

컷토옹의 능력치야.. 별달리 말이 필요 없겠죠. 하프코트 오펜스에서 정확한 점퍼를 날려줄 수 있고, 원체 수비형 센터포워드인지라 수비력과 보드 장악력은 증명이 되어 있습니다. 2:2 플레이까지는 아니더라도 가드들에게 좋은 스크린을 세워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던컨의 체력을 조금 더 세이브해줄 수 있는 장점이 있고요. 널리 알려진대로 아주 훌륭한 인품을 가지고 있어 락커룸 리더로도 제격인 선수입니다. 케빈 윌리스 이후로 스퍼스가 빅맨 리더를 가져본 적이 없는데, 컷토옹이 온다면 이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겠지요. 파이널까지도 가본 그의 경험은 현재 안 그래도 경험 덩어리인 스퍼스에게 + 효과를 가져다주리라 봅니다.

다음 시즌부터 스퍼스는 꽤 험난한 서부 인사이더들을 상대해야 합니다. 던컨의 나이가 적지 않음을 볼 때, 이젠 더 이상 던컨에게 "너 혼자 골밑 책임져" 식의 무책임한 전략은 불가합니다. 컷토옹은 공격은 모르더라도 일단 수비에서 던컨을 보좌하는 데에는 충분한 역할을 해주겠죠.

이 분이야, 베테랑 미니멈일 겁니다. 사실 노시오니는 거의 기대도 안하니, 컷토옹이라도 좀 잘 꼬셔봤으면 합니다. 당장 현재의 바보 3 총사(서글프지만.. 이렇게밖에 표현을 할 수가 없군요 정말..)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플옵에 올라가서 온갖 파울과 격한 플레이에도 몸을 사리지 않고 뛸 던컨의 모습을 볼 생각에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_-;

개인적으로 스퍼스의 팀 운영은 옳은 길이라 봅니다. 조급하게 가지 않고 천천히 보강을 하며 경험을 쌓아가는 스퍼스의 모습은 분명 우승을 향하는 보증수표라 봅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이렇게 이해하면서 넘어간 FA 시장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컷토옹과 노시오니와 같은 선수들은, 당장에 영입이 되더라도 팀 플랜을 해칠리가 없는 선수들이니, 아무쪼록 스퍼스가 노려보길 바랍니다. 저 둘이 한 번에 영입이 된다면 - 물론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 스퍼스 왕조가 여러 팬분들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오래 지속될지도 모르겠다고 감히 생각해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by 타이 | 2008/02/19 20:20 | 농구이야기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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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Dasein at 2008/02/20 02:00
타이님 //

노시오니+컷토 라뇨!! 욕심이십니다 *^^*
Commented by Fade Away at 2008/02/20 23:03

노시오니는 보너랑 겹치죠.
Commented by 타이 at 2008/02/20 23:33
헐... Fade Away 님.. 제대로 정곡을 찔러주시는군요. 그렇습니다 저희 스퍼스에는 보배 보너가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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